'한국인은 밥심'이란 말이 있다.
나는 '수능 수험생은 도시락심'이라고 말하고 싶다.
간혹 긴장감으로 밥이 안 넘어갈 것 같아서 수능 당일 도시락을 안 싸가겠다는 수험생이 있는데 안 될 말이다.
오전 8시 10분까지 입실을 해서 오후 5, 6시까지 종일 시험보려면, 일단 '밥심'이 있어야 한다.
※ 수능 시간표는 아래 글 참고
2020/09/08 - 2021학년도 수능 일정/ 시간표
수능날엔 누구나 도시락을 싸 가야 하니 수험생은 '도시락심'이라고 한 것이다.
2008년 캐나다 퀘벡의 라발대학교 안젤로 트렘블레이(Angelo Tremblay) 박사 연구팀에 의하면, 몸의 움직임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머리를 더 많이 쓴 사람이 음식 섭취량이 더 많았다고 한다.
생각을 많이 하거나 정신노동을 하면 스트레스가 많아져 신체 내부 포도당 비율이 떨어지고, 우리 신체는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실제 사용한 칼로리보다 더 많은 음식물을 섭취한다고 한다.
공부할 때 유독 배가 고픈 이유가 다 있었다. (공부하라면 한 시간도 안 돼 배고프다고 냉장고 문 여는 거 혼내기만 할 것도 아닌가 보다.)
고3 수험생이 있을 때, 수능 당일 도시락의 중요성을 알기에 일찌감치 보온도시락에 대한 정보를 모았다.
수능 보온도시락 또는 수능 도시락통 추천이라는 수많은 글과 인터넷 쇼핑몰에서 상품을 찾아 보면서 깜짝 놀랐다.
내가 기본이라고 생각했던 요건을 갖춘 보온도시락이 의외로 기본이 아니었는지 찾기 쉽지 않았다.
요즘 웬만한 도시락은 보온성은 좋다는 전제 하에 다음과 같은 조건의 보온도시락을 찾았다.
첫째, 밥통과 국통 둘 다 보온통인 것.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첫 번째 조건에서 거의 대부분이 제외되었다.
둘 중 하나만 보온인 경우가 대다수였다.
둘째, 뚜껑을 제외한 전체가 스테인리스 재질인 것.
반찬통이 비스프리라고 하더라도 내구성이나 안전성에서 스테인리스를 따라올 수 없으므로 모두 스테인리스 소재인 것으로 정했다.
셋째, 색상과 디자인에 유독 민감한 아이를 위해 되도록이면 색깔과 디자인이 예쁜 것.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예쁜 도시락에 담으면 같은 음식도 더 맛있어 보일 것 같았다.
이쯤되면 예쁘거나 잘생기고, 성격 좋고, 돈도 잘 버는 사람 찾는 게 빠르려나?
넷째, 수저 세트가 들어 있는 것.
당연히 들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수저가 의외로 세트 구성에서 빠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
수저 세트가 안 들어 있어 거기에 맞는 걸 다시 사려면 돈도 품도 더 들고, 잘못하면 도시락통에 안 들어가거나 들어가도 툭 튀어나올 수 있어서 수저 세트가 포함된 것을 찾았다.
다섯째, 지금까지가 도시락통 속사정이었다면, 눈에 보이는 가방도 화사하고 예쁜 것.
캐릭터 그림이 그려진 아기자기한 도시락 가방도 있었지만 그런 것들은 대부분 어린이용이고, 어른용 가방은 왜 그리 우중충한지.
여섯째, 반찬통은 두 개인 것.
작은 통에는 김치류, 큰 통에는 두 가지 반찬, 이렇게 총 3찬을 쌀 계획이었기에 두 개짜리 반찬통이 필요했다.
마지막 일곱째, 크기가 넉넉한 것.
하루 종일 시험 보려면 밥심으로 버텨야 하는데 대개는 도시락이 작아도 너무 작았다.
도시락 하나 사면서 뭐 그리 따지는 게 많냐고 할 수도 있지만, 수능 당일 상황이나 수험생의 컨디션에 따라 많은 것들이 좌우되니 세세하게 따지고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
오랫동안 이런 도시락을 찾아 헤매다가 이 모든 조건 중 다섯째 조건에는 살짝 못 미쳐도(사용자 기준), 나머지 조건은 다 갖춘 도시락을 찾았다.
가격은 다른 것보다 비쌌지만 오랫동안 찾던 제품이라 바로 구매했다.
제품명 코스모스 보온도시락 트윈다용도 프리미엄.
가계부를 확인해 보니 구매 당시 인터넷 최저가로 52,150원에 샀다.
현재 우주보온코스모스몰에서 59,800원에 판매하고 있는데, 손품을 판다면 더 저렴하게 파는 곳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구입할 당시만 해도 이 제품이 눈에 잘 안 띄었는데, 판매 채널이 확장되었는지 지금은 꽤 여러 곳에서 판매하고 있었다.
이건 여성용이고, 남성용 도시락도 따로 판매하고 있다.
수능 도시락으로 잘 썼고, 지금도 가끔 도시락 쌀 일이 있을 때 여전히 만족하며 잘 사용하고 있다.
제품 전체 무게는 670g, 가방 포함 870g이고, 제품 구성별 세부 사이즈는 아래와 같다.
높이 | 지름 | 무게 | 용량 | |
큰 밥그릇 | 122mm | 88mm | 280g | 360ml |
작은 밥그릇(국그릇) | 104mm | 90mm | 256g | 300ml |
큰 반찬통 | 58mm | 94mm | 300ml | |
작은 반찬통 | 40mm | 94mm | 200ml | |
수저세트 | 가로 170mm | 세로 49mm | ||
가방 | 가로 195mm | 높이 190mm | 폭105mm |
보온력도 우수해서 점심시간까지도 따뜻한 밥과 국을 먹을 수 있다.
내 돈 내 산 수능 보온도시락이고 어떤 경제적 혜택도 없지만, 수능 도시락통으로 고민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지극히 개인적인 구매평을 써 본다.
수능 수험생 모두 따뜻한 밥 잘 챙겨 먹고 시험장에서 밥심, 도시락심 맘껏 발휘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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