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선물, 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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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선물, 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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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선물, 해도 될까요?

 

5월 15일스승의 날이다.

 

교권을 존중하고 스승을 공경하는 사회 풍토를 조성하여, 교원의 사기와 사회적 지위를 높이고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자는 취지에서 지정한 법정 기념일이다.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탄생일을 스승의 날로 삼을 만큼 우리 사회에서는 스승을 우러러볼 만한 대상으로 여겼다.

 

처음의 취지는 좋았는데 언제부터인가 그 의미가 퇴색되거나 변질하면서 스승의 날이 선생님도, 학부모도, 학생도 모두 편치 않은 날이었던 적도 있었다.

 

2015년 3월 27일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직원을 포함한 공직자의 부정 청탁이나 금품 수수를 금지하는, 흔히 김영란법이라고 하는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그런 불편함은 상당 부분 해결되었다.

 

그러나 아이를 처음으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에 보내는 부모 중에는 스승의 날에 선생님께 선물을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아직도 헷갈리는 사람이 여전히 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스승의 날에 선물을 해도 되는 경우와 해서는 안 되는 경우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스승의 날 선물 가능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먼저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을 알아야 한다.

 

유아교육법, 초·중등교육법, 고등교육법에 따른 교원은 김영란법 적용 대상이다.

 

즉, 교육부 관할의 유치원과 초˙˙고등학교, 대학의 교사와 교수는 교원이므로 선물을 받으면 안 된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의 감독을 받는 어린이집 교사(정부 예산을 받아 누리과정을 운영하는 원장은 청탁 금지법의 적용 대상이므로 제외)는 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가정, 민간, 국공립 어린이집 교사는 모두 선물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어린이집에 따라 가정통신문으로 스승의 날 선물을 받지 않겠다고 공지하는 경우에는 어린이집의 지침을 따르는 것이 좋다.

 

이와 달리 유치원은 원장과 교사 모두 카네이션 한 송이도 받아서는 안 된다.

 

다만 유치원에서든 학교에서든 학생 대표가 공개적으로 선생님께 꽃을 선물하는 것은 가능하다.

 

 

 

초˙중˙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 학생에 대한 평가와 지도를 하는 담임 선생님이나 교과 담당 선생님, 지도 교수와 학생 사이에는 직무 관련성이 있기 때문에 어떤 선물도 주고받아서는 안 된다.

 

김영란법 시행 초기에 대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학생이 교수님께 자판기 커피 한 잔을 뽑아 드렸는데 이것도 김영란법 위반이라고 할 정도로, 직무 관련성이 있는 사이에서는 금품은 물론 카네이션 한 송이, 자판기 커피 한 잔도 주고받아서는 안 된다.

 

단, 졸업한 학생은 교사와의 직무 관련성이 없어지므로 선물을 해도 되지만, 동생이 그 학교에 재학 중이면 이때는 예외라고 한다.

 

 

 

 

지금까지 스승의 날에 선생님께 선물을 해도 되는지 상황별로 알아보았다. 

 

김영란법을 고려할 때 어린이집 선생님께는 특별한 공지가 없는 한 마음을 담은 선물을 하면 되고, 유치원이나 초중고등학생의 경우에는 감사의 마음을 편지에 담아 전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보인다.

 

아래에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제시한 청탁금지법 유권해석 사례집을 첨부하니 자세한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하면 된다.

 

청탁금지법 유권해석 사례집.pdf
3.26MB


 

몇 년 전 초등학교 동창들 몇이 초등학교 때 은사님 댁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교사들 사이에 오지로 소문나서 다들 오기 꺼린다는 시골 국민학교에 부임하셨던 젊은 남자 선생님은 어느새 정년퇴직하시고 고향에서 소소하게 농사를 짓고 계셨다.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도 그 시절 학교와 학생, 지역 주민과 지형까지 생생히 기억하시는 선생님의 기억력에 다들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한창 이야기꽃이 피어날 때 선생님은 슬그머니 일어나시더니 어딘가에서 앨범을 하나 들고 나오셨다.

 

어머나, 세상에!

 

그 앨범에는 선생님께서 우리 동창들과 함께 찍으신 단체 사진과 학생 두세 명과 찍은 사진까지 모두 있는 것이 아닌가.

 

사진을 보자마자 우리는 모두 탄성을 질렀고 오래전 그 시절로 돌아가 온갖 에피소드를 쏟아 놓았다.

 

거기에는 나도 갖고 있지 않은 선생님과 같이 찍은 내 사진도 있었다.

 

우리는 기억의 보물창고인 그 앨범 하나로 선생님의 제자 사랑과 소명 의식, 꼼꼼하신 성격, 이 모두를 읽을 수 있었다.

 

선생님께서는 그때는 젊고 경험이 적은 신출내기 교사였기에 책임감만 앞서서 학생들에게 더 따뜻하게 대해 주지 못했던 것이 지금 생각하면 제일 미안하다고 고백하셨다.

 

우리는 모두 고개를 저으며 선생님께서는 이미 충분히 따뜻하셨다고,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이 나이에 이곳 선생님 댁을  찾아온 게 아니겠냐며 진심으로 감사했다.

 

선생님께서 주신, 손수 농사지으신 블루베리를 한 박스씩 받아 들고 돌아오는 길에는, 저렇게 훌륭하신 은사님의 가르침 덕분에 우리가 잘 자랄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뒤늦게 스승의 은혜를 깨닫기도 했다.

 

집에 돌아와서 선생님께 한 통의 문자를 드렸다.

 

"선생님, 수십 년의 세월을 관통하는 매직을 경험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제자여서 행복합니다."

 

기억마저 흐릿했던 내 초등학교 시절 추억은 그날 이후, 선생님 댁 담장을 둘러싸고 있던 양귀비꽃 빛깔만큼이나 선명하고 아름답게 머릿속에 피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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