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효능과 부작용/고르는 법/자르는 법
1. 수박 효능과 부작용 2. 맛있는 수박 고르는 법 3. 수박 자르는 법 4. 역사 속 수박 이야기 |
커다란 수박 하나 잘 익었나 통통통
단숨에 쪼개니 속이 보이네
몇 번 더 쪼갠 후에 너도 나도 들고서
우리 모두 하모니카 신나게 불어요
쭉쭉 쭉쭉쭉 쓱쓱 쓱쓱쓱
싹싹 싹싹싹 쭉쭉 쓱쓱싹
쭉쭉 쭉쭉쭉 쓱쓱 쓱쓱쓱
싹싹 싹싹싹 쭉쭉 쓱쓱싹
국민 동요 '수박 파티'는 수박 한 덩이를 앞에 두고 쪼개 먹을 때의 즐거움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어 언제 들어도 즐겁다. 더운 여름날 시원한 수박을 한입 베어 물면 입 안 가득 퍼지는 달콤한 과즙과 사각사각 씹히는 아삭한 식감은 더위마저 잊게 하는 매력이 있다. 여름 과일의 제왕이라 할 수 있는 수박의 효능과 부작용, 맛있는 수박 고르는 법, 그리고 지금까지 시도해 본 여러 방법 중 위생적으로 보관할 수 있고 먹기에도 간편한 수박 자르는 법과 역사 속 수박 이야기를 소개하겠다.
수박은 전 세계 과일 생산량 1위(채소 2위)의 과일로, 대부분 재배한 나라에서 자체 소비된다. 학술 명은 '매우 작은 레몬류의 열매'라는 뜻의 스트룰루스 라나투스(Citurullus lanatus)로, 수과(물 많은 오이), 서과(서양에서 들어온 오이), 한과(성질이 찬 오이)라고도 하며 영어 이름은 워터 멜론(watermelon)이다. 수박(물 많은 박)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수분 함량이 94.5%나 된다. 아프리카에서 기원하여 소아시아와 원나라를 거쳐 고려 시대에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6kg 기준 한 해 생산량이 1억 1천4백만 통이며, 2019년 기준 국민 1인당 소비량은 연간 9.4kg으로 추정한다니 명실상부 국민 과일이라 할 수 있다.
■ 수박의 효능과 부작용
수박의 주요 영양성분 (기준: 먹을 수 있는 부분 100g 당)-출처:농촌진흥청 식품 성분표
에너지(kcal) | 수분(%) | 단백질(g) | 지질(g) | 탄수화물(g) | 당질섬유 |
21 | 94.5 | 0.4 | 0.1 | 4.7 | 0.1 |
칼슘 | 무기질(mg) | 인철 | 칼륨 | 비타민(mg) | A(IU) C |
14 | 12 | 0.2 | 110 | 45 | 5 |
1. 갈증과 피로 해소: 수박에 많이 함유된 과당과 포도당 등의 당질은 갈증을 해소하고 피로 회복에 도움을 준다.
2. 노화 예방과 항암효과: 수박에는 기능 성분인 리코펜(수박이 붉은색을 띠게 하는 물질)이 토마토보다도 많이 들어 있어서 전립선암의 예방과 치료, 항산화 효과로 인한 노화 예방, 항암효과가 뛰어나다.
3. 동맥 기능 개선과 혈압 강하 효과: 수박 껍질에 든 시트룰린은 몸속의 효소와 만나 아르기닌이라는 아미노산으로 변하여 몸속 혈관을 안정화하는 물질을 생산한다. 이는 비아그라와 비슷한 효과를 내어 동맥 기능을 개선하고 혈압을 내리며 몸속의 암모니아와 그 외 여러 독소를 제거하는 요소 대사작용을 돕는다.
4. 피부 미용 효과: 비타민C가 사과보다 무려 두 배나 더 많이 들어 있어서 피부 미용에 좋다.
5. 근육통 예방 효과: 칼륨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운동 중 경련을 줄이고 운동 후 근육통을 예방해 준다.
6. 탈수 예방 효과: 수분 함량이 높아서 탈수를 예방하고 세포 재생에 도움을 준다.
7. 눈 건강 : 수박 한 조각에는 하루 필요한 비타민 A의 10% 정도가 들어있다.
8. 이뇨 작용: 소변 배출이 잘 안 될 때 수박을 먹으면 탁월한 효과를 볼 수 있다.
9. 피부 개선과 구충 효과:수박 껍질로 땀띠 난 부위를 문지르면 땀띠가 사라지고, 수박씨는 구충 효과가 있다.
10. 다이어트에 효과적: 수박 칼로리는 100g당 21kcal(농촌진흥청 자료 기준)에 불과하지만, 섭취 시 포만감이 커서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이렇게 뛰어난 효능을 가진 수박이지만, 누구에게나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수박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주의해야 한다. 수박은 성질이 차고 칼륨 함량이 높기 때문에 몸이 차거나 위장 기능이 약한 사람은 많이 먹지 않아야 하고, 신장 기능이 30% 이하인 중증 신장병 환자나 투석을 받는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다.
■ 맛있는 수박 고르는 법
예전에는 수박 당도가 9브릭스만 되어도 맛있게 느꼈다고 한다. 그러나 단맛에 많이 노출된 현대인들은 수박 당도가 최소 11브릭스는 먹을 만하다고 느끼고, 아주 달고 맛있으려면 13브릭스는 되어야 한다니 현대인이 확실히 단맛에 많이 노출되었다는 것을 알겠다. 요즘 새로 나온 품종 중 흑미수박처럼 일반 수박보다 당도가 높고 식감이 아삭한 수박은 웬만한 당도로는 사람들이 만족하지 못하게 만든다. 품종에 따라 맛이 다른 것은 어쩔 수 없다지만 같은 품종의 수박이라도 맛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맛있는 수박을 고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수박 당도를 검사해서 최소 11브릭스 이상의 수박을 사면 되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 이럴 땐 경험적 지식을 동원해야 한다.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이 경험을 통해 알게 된 맛있는 수박 고르는 다섯 가지 방법을 알아보자.
1. 두드렸을 때 통통하는 탁음이 나는 것: 잘 익은 수박을 고르는 가장 간편하면서도 고전적인 방법은 두드려 보는 것이다. 수박을 두드렸을 때 미숙한 것은 깡깡 하는 금속음이 나고 성숙한 것은 통통 하는 탁음이 난다고 한다. 수박 살 때마다 두드려 보기는 하지만 그게 그 소리인 것 같아 못 고를 땐 판매자에게 골라 달라고 부탁한다. 대부분은 정성을 다해 골라 준다.
2. 수박 껍질에 윤기가 나고 줄무늬가 선명한 것
3. 껍질이 얇고 탄력이 있고 꼭지가 싱싱한 것
4. 수박 꼭지가 꼬부라진 것: 꼭지가 곧은 수컷 수박보다 꼬부라진 암컷 수박이 더 달고 맛있다.
5. 수박 밑동의 꽃자리가 작은 것: 암컷 수박일수록 수컷 수박보다 밑동의 꽃자리가 작다
■ 수박 자르는 법
우리 식구들이 수박을 좋아해서 여름에는 냉장고에 수박을 늘 채워 놓는다. 오래전에는 먹고 남은 수박에 랩을 씌워 보관했는데 그러면 세균이 1,000배 이상 증식한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수박 보관용 통을 사서 통째로 냉장고에 넣었다. 그런데 이 방법은 자리를 너무 많이 차지하고 먹을 때마다 썰어 먹는 것이 무척이나 번거로웠다. 썰어서 보관하는 것이 가장 위생적이라기에 수박 칼을 사서 썰어 보기도 했지만, 이 역시 불편해서 여러 방법을 시도한 끝에 가장 간편하고 썬 모양도 예쁜 방법이 껍질을 깎아서 가로로 써는 것이었다. 수박은 흔히 세로로 써는데 가로 썰기 하는 것이 더 맛있다고 한다. 수박 자르는 법 중 껍질을 깎아 써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수박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는다. 이때 수박 표면에 식초를 뿌려 몇 분 두었다가 헹구면 수박 껍질에 있는 오염 물질을 깨끗이 제거할 수 있다.
(2) 씻은 수박을 도마에 가로로 눕혀 꼭지와 밑동을 잘라낸다.
(3) 세워서 위에서 아래로 껍질을 벗긴다.
(4) 가로로 눕혀 적당한 두께로 썬다.
(5) 원반 모양의 수박을 바둑판 모양으로 썬다.
(6) 통에 담아 냉장 보관하면서 필요한 만큼 덜어 먹는다.
■ 역사 속 수박 이야기
세종 때 수박 때문에 곤장을 맞은 사람의 기록이 두 가지나 있다. 세종 5년에 내시인 한문직은 수라간의 수박을 훔쳐 먹다 걸려서 곤장 100대를 맞고 귀양살이를 했고, 세종 15년 궁중에 물품을 공급하는 관리는 수박을 훔쳐 먹은 죄로 곤장 80대를 맞았다고 한다. 연산군일기에는 1607년 김천령이 북경에 사신으로 다녀오면서 수박을 구해 오지 않아 부관참시하고 자식을 종으로 삼았다고 한다. 수박을 빌미 삼아 극형을 내릴 정도로 당시 수박은 귀하디 귀한 과일이었고 한다. 조선왕조실록 세종 23년(1441) 11월 15일 편에는 당시 수박 한 통 가격이 쌀 다섯 말과 같을 정도로 비쌌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이걸 보니 귀한 수박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지금 이 세상에 태어나 사는 것이 새삼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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