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이 들려 주는 수능 경험담과 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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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들이 들려 주는 수능 경험담과 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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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해 수능 수험생들을 가르치다 보니 수능 점수는 98%의 실력과 2%의 운의 결과라는 생각이 든다.

 

겨우 2%의 운이 때로는 나머지 98%를 좌우하는 믿기 어려운 상황이 펼쳐질 때도 있다.

 

찍은 문제가 맞아 기대 이상의 점수가 나오는 행운이 찾아오는가 하면, 생각지도 못한 악재로 평소의 실력 발휘를 못하는 경우도 있다.

 

수험생들의 다양한 경험담 중에서, 수능을 앞두고 있는 지원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선배들의 에피소드를 당사자의 입장에서 독백 형식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Episode 1. 수정 테이프

 

나는 재수를 하면서 수능이 다가올수록 심리적 부담감이 장난이 아니었다.

 

남들은 두 번째 보는 수능이니 고3 재학생일 때보다 더 여유롭지 않냐고 하지만, 아는 게 병이라고 나는 현역 때보다 몇 배나 더 떨렸다.

 

걱정이 많다 보니 수능 전날 밤 잠을 설치고 악몽까지 꾸었다.

 

시험장으로 출발하기 전, 혹시라도 실수하지 않을까 미리 챙겨 둔 준비물을 몇 번이나 확인하였다.

 

그러다가 눈에 띈 것이 수정 테이프였는데, 이걸 가져갈까 말까 한참을 망설이다가, 잘못 고쳤다가 문제가 되느니 필요하면 시험장에서 제공하는 것을 쓰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에 준비물에서 뺐다.

 

그런데 영어 시험(이때는 영어도 상대평가여서 비중이 아주 높을 때였다.) 시간에 문제를 다 풀고 마킹까지 끝난 상태에서 검토를 하다가, 마지막 다섯 문제의 마킹 실수를 발견하고는 너무나 당황해서 급하게 손을 들어 감독관에게 수정 테이프를 요청했다.

 

 

 

 

내 자리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던 감독관이 시계를 힐끗 보더니 내 앞에 와서 수정 테이프를 내밀었다.

 

그걸 받아 들고 잘못 체크한 답을 막 지우려는 순간 시험 종료 종이 울려 답안을 고치지도  못한 채 그대로 OMR 카드를 낼 수밖에 없었다.

 

앞이 깜깜해지고 머리가 텅 빈 느낌이 들었다.

 

수정 테이프만 가지고 있었더라면 마킹 실수를 발견하는 즉시 고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에 눈물이 났다.

 

이미 끝난 영어 때문에 남은 시험을 망칠 수는 없다며 마음을 다잡았지만 내 마음이 내 마음대로 안 되었다.

 

간밤에 꾼 꿈을 악몽으로 해석하지만 않았어도 기껏 잘 챙겨 넣은 수정 테이프를 빼지는 않았을 텐데 하는 후회가 막심했다.

 

결국 이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대학을 낮춰 갈 수밖에 없었다.

 

 

수험생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 "수정 테이프 꼭 챙겨 가세요."

 

 

Episode 2. 예비 소집일 고사장 답사

 

 

제2외국어를 선택한 나는 집과 거리가 아주 먼 낯선 지역에 고사장 배정을 받았다.

 

예비 소집일에 고사장을 다녀오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될 것 같아서, 나는 가지 않고 부모님께서 차를 가지고 고사장 답사를 다녀오셨다.

 

수능 당일 차를 타고 일찌감치 집을 나섰는데 고사장 근처에 가니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고사장 전방 수백 미터 앞 진입로 입구에서 시험 감독관 외 일체의 차량 출입을 막고 있었다.

 

주변에 주차할 곳이 없었기에 나 혼자 내려 고사장을 찾아갔다.

 

일방통행로인 차로에 수많은 학생들이 몰려 가고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길을 따라 올라가면 수능 고사장인 학교가 네 군데나 있었다.

 

내가 시험을 치를 학교라고 생각되는 곳 앞에서 안내하시는 분께 여기가 ㅇㅇ고등학교 맞냐고 여쭈었더니 내 수험표까지 확인한 후 맞다고 했다.

 

그래서 그 학교에 들어가 고사실을 찾는데 내 수험번호에 해당하는 고사실이 없어서 한참을 헤매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가야 할 ㅇㅇ고등학교는 거기가 아니라 그 학교 바로 위에 있는 학교였다.

 

부랴부랴 고사장을 다시 찾아 가 시험을 보기는 했지만, 이미 멘털은 상당히 깨진 상태였다.

 

고사장을 잘못 찾아간 수험생 이야기는 뉴스에나 나오는 남의 얘기인 줄만 알았는데 그게 나일 줄이야.

 

 

수험생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 "예비 소집일에는 만사를 제치고 무조건 고사장 답사 다녀오세요. 특히 제2외국어 응시자는 더더욱"

 

 

Episode 3. 배에서 꼬르륵 소리 날 때

 

평소에 나는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자주 크게 나는 편이라 조용한 곳에 가면 늘 신경이 쓰였다.

 

배가 고플 때는 물론이고 공복감이 그다지 없을 때도 소리가 나서, 시험 볼 때는 옆사람에게 폐가 될까 봐 노심초사하게 되는데 수능 전부터 이게 걱정이었다.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한 끝에 두 가지 대책을 찾았다.

 

우선, 내 배에서 나는 소리를 남들은 공기의 진동을 통해 듣기 때문에 내가 느끼는 것만큼 크게 들리지 않는다는 것으로  심리적 위안을 삼았다.

 

그리고 수능 당일 초콜릿이나 포도당캔디,  견과류를 투명 지퍼백에 넣어 가서 쉬는 시간이나 시험 시간에 꺼내어 먹었다.

 

시험 중에는 껍질을 까느라 바스락거리거나 견과류 씹는 소리를 내면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되므로 초콜릿이나 포도당캔디는 미리 껍질을 다 깐 걸 가져가서 먹고, 쉬는 시간에는 견과류를 먹었더니 꼬르륵 소리 때문에 신경 쓸 일은 별로 없었다.

 

도시락 밥만 먹고 오후 대여섯 시까지 견디려면 배가 고프기 때문에 배에서 소리가 나지 않아도 간식은 준비해 가서 중간에 먹는 것이 좋다.

 

과연 그래도 되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시험 감독관께 미리 허락을 받고 먹는 것이 마음도 편하고 속도 편할 것이다.

 

수험생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 "투명 지퍼백에 간식 챙겨 가세요."

 

 

Episode 4. 시험 준비물 고정

 

나는 평소에 책상을 넓게 쓰는 편이라 좁은 학교 책상에서 물건을 자주 떨어뜨렸다.

 

특히 모의고사를 볼 때는 큰 시험지를 넘기다가 펜을 떨구는 적이 있어서, 수능 고사장에서 이럴 경우 떨어뜨린 물건은 수능 감독관한테 주워 달라고 해야 하나 어쩌나 생각이 많았다.

 

여러 입시 사이트를 찾아 보다가 좋은 방법을 발견하고 그대로 따라 하니 펜이나 수험표를 떨어뜨리지 않고 마음 편히 시험에 집중할 수 있었다.

 

시계를 책상 왼쪽 위 모서리 부분에 잘 보이게 박스 테이프로 붙이고 그 사이에 수험표를 끼워 두면 떨어질 염려가 전혀 없다.

 

올해는 가림막이 있어서 모서리 부분이 아닌 책상 왼쪽 윗부분에 붙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때 시계 고정을 위해서는 반드시 폭이 넓고 접착력이 좋은 박스 테이프를 사용하고, 시계와 책상면 사이에 약간의 여유가 생기게 간격을 조정해서 붙인다.

 

참고로 사진에서 흰 비닐봉지는 수험표라고 생각하면 된다.

 

수험생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 "시계를 박스 테이프로 고정시켜서 펜과 수험표를 끼워 넣으세요."

 

 

 

 

Episode 5. 수능날 이미지 트레이닝하기

 

요즘은 이미지 트레이닝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내가 고3 때만 해도 이미지 트레이닝은 생소한 개념이었다.

 

그런데 선생님(날개 다는 블로거의 주인장)께서 수능 한 달 전부터 수능날 아침에 일어나서 시험이 끝나 교문을 나설 때까지를 이미지 트레이닝 훈련을 시키셨다.

 

처음에는 솔직히 이게 효과가 있을까 하는 의문도 있었고, 집중하기가 말처럼 쉽지 많아 잘 안 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성공한 수험생들 얘기를 들으니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매일은 못해도 자기 전에 최대한 실천하려고 노력했다.

 

수능날 아침에 눈을 떠서 씻고, 무엇을 먹고, 무슨 옷을 입고 어떻게 시험 장소에 갈지, 국어 시간에 화법, 작문, 문법, 비문학, 문학 각 파트별로 집중해야 할 부분과 내가 자주 놓치는 부분, 문제 읽는 방식 등을 최대한 자세히 머리로 그려 보았다.

 

영역별로 내가 실수를 자주 하는 부분이나 집중해야 할 부분은 물론,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을 어떻게 보낼지까지 그려보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

 

수능이 끝나고 보니 확실히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일단 시험 보는 과정이 익숙하게 느껴졌고, 문제 풀 때도 이미지 트레이닝했던 내용을 떠올리며 발문을 다시 읽고 지문에서 정답을 찾은 것도 있었다.

 

우리 뇌는 현실과 상상을 구분하지 못해서 상상을 많이 하면 그것을 현실로 인식한다는 말을 믿고, 지금부터라도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 보길 권한다.

 

수험생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 "수능에서 내 생애 최고 성적을 받는다는 믿음을 갖고, 지금부터 이미지 트레이닝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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