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을 들었다.
디자인이 참신하고 가격도 착한 면도기를 무료 체험할 수 있다는 소문.
면도기 하면 질레트나 도루코만 아는 나에게는 그 이름도 생소한 와이즐리.
직접 사용하지는 않지만 구매할 때마다 면도날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싸고 품질 좋은 면도기를 무료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니 귀가 솔깃해졌다.
와이즐리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니, 면도기 세트 + 쉐이빙 젤 + 애프터 쉐이브로 구성된 와이즐리 체험 세트를 배송비 2,500원만 내면 2주 무료 체험 후 구독이 시작된다고 한다.
너무나 싼 가격에 일차로 놀라고, 이 혜자스러운 구성을 무료 체험하게 해 주는 보기 드문 인심에 또 한 번 놀랐다.
일단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료 체험 세트 신청부터 했다.
그러고 나서 그 이름도 생소한 와이즐리의 정체가 궁금해져서 폭풍 검색을 했다.
'시간과 돈을 깎자(Shave time, Shave money)'
질레트가 독점하고 있는 면도기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스타트업 기업 와이즐리의 슬로건이란다.
와이즐리는 경쟁사와 비교해 50% 정도 저렴한 가격에 면도기를 정기 배송해 주는 구독 서비스를 하고 있었다.
창업자인 김동욱 대표는 국내 질레트의 유통사인 P&G에 근무할 때, 면도기의 원가는 판매가의 5%에 불과하고 영업 이익이 50%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유통 과정을 대폭 줄이면 품질 좋은 면도기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독일의 면도기 제조 공장에서 3천만 원어치의 면도기를 구매해서 인터넷에서 파는 실험을 했다고 한다.
페이스북에 카드 뉴스식 광고를 실은 후 쏟아지는 주문을 제 때 처리하지 못해 항의 전화가 빗발치는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와이즐리를 시장에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어 이후 폭발적인 성장을 할 수 있었다니 의도치 않게 노이즈 마케팅을 하게 된 셈이다.
면도날이 불티나게 팔리는 것을 보고 가능성을 본 김 대표는 와이즐리를 창업하였고, 100년 전통의 독일 면도날 제조 공장과 납품 계약을 맺어 좋은 품질의 면도날을 공급받았다고 한다.
원가 절감을 위해 면도기에 필요한 기능만 넣고 자사 몰을 통해서만 판매하면서 유통 마진을 줄여, 저렴한 가격에 품질 좋은 면도기를 공급할 수 있게 되면서 제품 경쟁력이 생긴 것 같다.
신청한 지 이틀 만에 체험 키트가 왔다.
박스 아랫 부분에 송장이 붙어 있고, 박스에 '뒤집어서 개봉해 주세요.'라는 문구까지 친절히 새겨 있었다.
테이프를 제거하고 뒤집었더니 저렇게 깔끔한 박스 윗부분이 나왔고 바로 개봉할 수 있었다.
박스 뚜껑 안쪽이 파란색으로 되어 있어, 여는 순간 "와~"하는 탄성이 나왔다.
디자인도 예쁜 데다가 쉐이빙 젤 통이 비닐 에어캡이 아닌 종이로 싸여 있었고, 면도기가 든 박스, 애프터 쉐이브, 창업자들이 보내는 편지가 들어 있었다.
일단 디자인은 완전 취향 저격이다.
흰 작은 박스를 여니 오늘의 주인공 와이즐리 면도기 본체와 면도날 하나가 들어 있다.
색상은 미드나이트 네이비, 사파이어 블루, 슬레이트 그레이 중 미드나이트 네이비를 선택했는데, 색감이 마음에 쏙 들었다.
면도기를 이렇게 탐내 보기는 처음이다.
이리 보고 저리 봐도 디자인은 나무랄 데가 없다.
체험 세트 세 가지 구성품을 나란히 놓고 보니 더 예쁘다.
욕실에 나란히 세워 두면 보기만 해도 흐뭇할 것 같다.
쉐이빙 젤 용기도 무척 연구하고 고민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LPG가 아닌 공기로 분사하여 안전하고, 다른 쉐이빙 젤 통이 캔으로 되어 있어 물기에 오래 노출되면 녹이 스는 단점을 보완하여 플라스틱 통을 사용한 발상이 대단하다.
제대로 작정하고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음은 애프터 쉐이브인데 면도 자극을 진정시키고 주름 개선과 미백 효과가 있단다.
용량은 정확하지는 않지만 10mL 정도 되는 것 같다.
무료 체험 세트 신청을 하고 와이즐리에 대해 검색해 보면서 정이 좀 많이 든 것 같다.
지금까지 면도기와는 다른 참신함이 있고, 디자인 면에서도 취향을 저격하는 산뜻함이 있기 때문에 눈으로 감상하는 나로서는 아주 후한 점수를 주었다.
그런데 정작 우리 집 면도기 사용자는 나만큼 열광하지는 않는다.
기존에 쓰던 것을 쉽게 바꾸지 않는 보수적인 스타일이라 단박에 이 면도기로 갈아탈지는 미지수이다.
한 번 써 보더니 나쁘지는 않은데 젊은 애들이 좋아할 것 같단다.
기존에 쓰던 거랑 번갈아 사용해 보고 성능, 가격, 디자인 등 다양한 면을 비교해 보고 정기 구독을 계속 이어갈지 말지를 결정해야겠다.
요즘 주변에 와이즐리 무료 체험 소문을 내고 있는데, 한 사람은 디자인과 성능이 마음에 쏙 들어서 정기 구독하기로 했다고 한다.
정기 구독을 하게 되든 안 하게 되든, 무료 체험이 인연이 되어 와이즐리의 성장을 응원하게 될 것 같다.
와이즐리가 질레트가 독주하던 면도기 시장에서 점유율 10%를 달성했다고 하던데, 곧 20%의 벽도 넘길 기원한다.
이 글은 와이즐리로부터 (이렇게 시작하면 보통은 ...을 제공받아 작성한...이 나오게 마련이지만) 어떤 금전적 대가도 받지 않았지만, 더 나은 면도기를 찾아 나선 나의 순수한 체험기임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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