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유행어나 신조어, 줄임말을 모르면 대화 내용을 따라가기 힘든 경우가 종종 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아아'로 음절을 줄여 부르는가 하면,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지'라는 문장을 '얼죽아'로 줄여 말하기도 한다.
방송이나 영화의 특정 장면이나 대사가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며 유명해져 수많은 패러디를 쏟아내기도 한다.
2010년 3월, MBC의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 오 마이 텐트 특집 때 영상이 방송된 지 11년이 지난 요즘 인기를 끌고 있다.
'무야~호~'라고 외치는 할아버지의 영상은 유튜브나 SNS 상에서 다시 화제가 되며 수많은 패러디를 쏟아내는 밈 문화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서 밈(meme)은 영국의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의 저서 <이기적 유전자>에서 처음 쓰인 말로, 요즘은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특정한 콘텐츠'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무한도전의 세 멤버 유재석, 정형돈, 노홍철은 알래스카에 있는 김상덕씨를 찾기 위해 알래스카의 앵커리지 한인회관을 찾아갔다.
무한도전을 혹시 보신 적이 있냐는 유재석의 질문에 바로 옆에 계시던 할아버지께서는 잘 모른다고 대답하신다.
이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시던 최규재 할아버지께서는 프로그램 멤버들에게 그들의 프로그램에 대해 모른다고 말하기가 미안하셨는지 많이 보신다며 아는 체를 하신다.
이때 유재석이 반가워 하자 노홍철이 무한도전을 한 번 외쳐 달라며 "무한~"을 먼저 외치고, 할아버지의 "도전~"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때 최규재 할아버지께서 입 주변에 손을 모으고 외치신 단어가 "무야~호~".
무한도전이란 프로그램에 대해 잘 알지 못하시지만, 멀리 고국에서 찾아 온 방송국 손님들이 서운할세라 '많이' 본다는 하얀 거짓말을 하신 것이다.
배려 깊으신 한인회장님의 면모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출연자와 스텝 모두 웃음이 터진 상황에서 정형돈이 상황 수습을 위해 "그만큼 신나시는 거지."하고 말한다.
이때 최규재 할아버지의 곱게 모은 손 모양, 비음이 섞인 무야호라는 발성, 한없이 좋아 보이는 웃음, 게다가 타인을 배려하는 할아버지의 따뜻한 마음까지 더해져 보고 또 봐도 웃음이 터져 나오고 마냥 즐겁다.
이렇게 해서 무야호는 11년이 지난 2021년 현재까지도 온라인이나 실생활에서 몹시 신날 때 쓰는 감탄사처럼 사용되고 있다.
이 장면이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되면서 엄청난 수의 패러디 영상이 쏟아져 나왔다.
이 짧은 영상을 이어붙여 반복해서 여러 번 볼 수도 있고, 다양한 리믹스 버전도 나왔다.
<근황 올림픽>이라는 유튜브 채널 운영자들은 어찌 연락이 닿았는지 알래스카에 살고 계시는 그때 그 최규재 할아버지와 영상 통화하는 영상을 올렸다.
11년이라는 세월의 무게를 완전히 떨쳐 버릴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무야호 할아버지의 여전히 환한 미소와 건강하신 모습을 보니 정말 반가웠다.
고국이 그리워 말씀 도중 목이 메이시는 모습에서는 덩달아 코 끝이 찡해졌다.
그래도 여전히 하얀 이를 드러내시고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을 보니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하신 무야호 할아버지께서 앞으로도 늘 건강하셔서 웃음 잃지 않으시기를 바란다.
신조어 중에서 무야호처럼 이렇게 참신하고 유쾌한 신조어가 또 나올 수 있을까?
보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모두 기분 좋게 웃을 수 있어서 더욱 좋다.
기분 좋을 때는 기분을 더욱 끌어올리고, 우울하거나 힘들 때 외치면 마법의 주문처럼 즐거워질 것만 같다.
할아버지의 건강을 기원하며 외쳐 본다.
"무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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