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섬유종/'세상에 이런 일이' 심현희
본문 바로가기

정보/생활정보

신경섬유종/'세상에 이런 일이' 심현희

반응형

 
한때 담갈색, 쉽게 말해 밀크커피색의 반점이 공포로 느껴졌던 적이 있었다.
 
2016년 10월 20일 SBS <순간 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 신경섬유종을 앓고 있는 심현희 씨의 사연이 방송된 이후부터이다.
 
그 당시만 해도 일반인에게는 생소하던 신경섬유종의 특징이 피부에 여러 개의 밀크커피색 반점으로 나타나며, 피하나 뇌척수에도 발생하는 질환이라는 사실을 새로 알았기 때문이다.
 
막연한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서는 공포의 대상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신경섬유종증에 대해 알아보았다.
 
 
신경섬유종의 원인은 17번 염색체에 존재하는 NF1 유전자의 변이로 발생하는데, 발생 빈도는 신생아 3~4천 명 중 한 명 정도라고 한다.
 
환자의 배우자가 정상일 경우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은 50%이며, 같은 부모에게서 난 형제자매간에도 증상과 병변은 다를 수 있다.
 
나머지 50%는 가족력이 없이 새로운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생긴다고 하니 결국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셈이다.
 
신경섬유종증 환자라도 출생 초기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다가, 나이가 들수록 밀크커피색 반점의 크기가 커지고 수가 증가하면서 색깔도 점점 짙어진다.
 
피부 조직뿐만 아니라 내장 신경, 뇌 신경, 척수신경에도 생기기도 하는데, 이로 인해 뇌종양이나 뇌전증, 척추측만증이 발생할 수도 있으며 시신경 축의 종양과 녹내장까지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특별한 예방법은 없고, 가족력이 있는 경우 질환이 있는 환자의 출생을 줄이는 것이 최선이라고 하니 더 가혹하게 느껴진다.
 
치료법으로 수술을 할 수는 있지만, 항상 재발 우려가 있다고 한다.
 
신경섬유종 자가 진단법으로 몸에 밀크커피색 반점이 있는지 살펴보고 만약 있다면 병원의 어느 과로 가야 할까?
 
피부과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어린이는 소아 뇌 신경 전문의에게, 성인은 신경과로 가야 한다.
 
 
방송에 출연한 이후, 원래의 모습을 짐작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얼굴이 변형되고 커진 현희 씨의 안타까운 모습에 후원의 물결이 쇄도했다. 
 
방송이 나간 지 채 4일도 되지 않아 5만 6천여 명이 후원에 동참하여 10억 원이 모금되었다고 한다.
 
시청자의 격려와 후원에 힘입어 수술하게 된 현희 씨는 <수술 그 후> 편에도 나왔다.
 
 

&lt;출처: SBS &lt;세상에 이런 일이&gt; 방송 화면 캡처&gt;

 
 

 
 

&lt;1kg의 혹 제거 수술 후 전후 모습&gt;

 
 

 
 
많은 사람이 보내 준 나눔과 베풂을 통해 세상을 따뜻하게 느낄 수 있었다는 현희 씨는 안타깝게도 2차 수술 후 재활 치료 중 불의의 사고로 머리를 다쳤고 과다 출혈로 2018년 9월 21일 세상을 떠났다.
 
<세상의 이런 일이> 방송 말미에  진행자 임성훈 씨가 현희 씨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후원금은 투병 중이신 고 심현희 씨의 어머니와 신경섬유종증 환우들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라는 안내를 했다.
 
 

 
 
 

&lt;출처: 밀알복지재단 홈페이지&gt;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러운 투병 생활 중에도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살다 떠난 현희 씨가 최근 다시 언론에 다시 소환되었다.
 
내용인즉 현희 씨에게 답지하었던 후원금 10억 중 남은 8억을 놓고 현희 씨 유가족과 후원금을 관리하던 재단 사이에 법적 분쟁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1심에서 유가족이 승소하자 재단 측의 항소로 이어진 2심에서는 판결이 뒤바뀌었다.
 
2심에서는 후원금 모집의 주체를 재단으로 보아 후원금의 집행 권한도 재단 측에 있으며, 당초 후원금 목적이 현희 씨의 수술비와 치료비 지원이 목적이었으므로, 당사자가 숨진 이후에도 잔액을 유가족에게 지급하는 것은 후원자들의 의사와 전적으로 일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소송 비용 부담 때문에 유가족은 대법원 상고를 포기하였고, 후원금 잔액을 관리하게 된 재단 측은 도의적인 차원에서 유족 측에 2억 원을 생계 지원금으로 지급했다고 한다.
 
 
이런 소식을 듣자니 씁쓸함이 밀려왔다.
 
병으로 얼굴을 잃은 고통 속에서도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했던 현희 씨와 그런 딸을 지켜봐야 했던 부모님, 다른 사람의 딱한 처지를 지나치지 않고 후원금에 응원의 마음을 담아 보낸 5만 6천 명의 후원자, 후원금을 관리하고 집행한 복지재단, 이들 모두가 자신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으리라 생각한다.
 
내부 사정을 자세히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잘잘못을 가릴 수도 없고 그럴 마음도 없다.
 
그러나 법적 분쟁까지 가지 않고 양측에서 원만하게 대화로 해결할 수는 없었는지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이다.
 
현희 씨 수술 당시에 어머니도 암 수술을 받은 환자였는데, 소송으로 또 얼마나 심리적으로 소진되었고 시간적, 경제적 부담이 따랐을지 생각하니 더 안타깝다.
 
뒤늦게 뜻밖의 사건으로 재소환된 현희 씨를 통해 신경섬유종 환자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이어지길 바란다.
 
그리고 남은 후원금이 또 다른 누군가의 삶을 재건하는 데 잘 쓰이길 기대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