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 초기 증상/감염성/예방접종 (feat.질병관리청)
이스라엘에서 화이자의 코로나 백신을 접종한 491명의 자가 면역 염증성 류머티즘 환자 중 6명(전체의 1.2%에 해당)에게서 대상포진이 발생하였다는 보고가 나왔다.
6명 중 5명은 1차 접종 후, 1명은 2차 접종 후 대상포진을 앓았는데, 백신과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자가 면역 염증성 류머티즘 환자들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 코로나 백신 접종 전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먼저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대상포진을 직접 앓지는 않았지만, 고3 학생과 자녀의 입시를 치르고 난 후 한 학부모가 대상포진에 걸린 것을 본 적이 있다.
이때 두 사람의 대응 방법에 따라 회복하는 과정에 많은 차이가 있는 것을 직접 보고 나니 모든 질병이 다 그렇겠지만, 대상포진은 어떤 질병보다 초기 대응과 치료가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때로는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기도 한다는 대상포진에 대한 대처 방안을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에서 여러 자료를 찾아보니, 잘못 알려진 정보가 사실인 것처럼 퍼져 있기도 했다.
그래서 신뢰할 수 있는 질병관리청의 자료를 참고하여 대상포진의 초기 증상과 감염성, 치료 방법과 예방접종에 대해 살펴보았다.
아래 인용된 사진이나 자료 중 출처를 따로 명시하지 않은 것은 모두 질병관리청의 국가건강정보포털이나 자료실의 자료라는 것을 밝혀 둔다.
대상포진이란? |
먼저, 대상포진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대상(帶:띠 대, 狀: 형상 상)'은 '띠 모양', '포진(疱:물집 포, 疱:마마 진)'은 '물집'이므로, 대상포진은 '띠 모양의 물집'이라는 뜻이다.
어릴 때 수두를 일으켰던 바이러스가 후근 신경절에 잠복하고 있다가 몸의 저항력이 일시적으로 약해질 때 신경섬유를 따라 이동하며 다른 피부 질환과는 구별되게 피부에 띠 모양의 물집이 생기기 때문에 대상포진이라고 한다.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의 재활성화에 대한 면역학적 기전이 정확하게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노화나 면역력 저하, 자궁 내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노출되거나 18개월 이전에 수두를 앓은 적이 있는 경우, 항암 화학요법, 면역억제제 사용, 만성질환 등을 원인으로 추정한다.
수두에 대한 면역력을 가진 인구의 10~30% 정도가 일생 한 번쯤 대상포진에 걸린다는 통계가 있을 만큼 흔한 질환인데, 면역력이 떨어진 경우 발생 가능성은 더 커진다.
연령이 높을수록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대한 세 포매개 면역이 떨어지므로, 50세 이상의 연령층에서 대상포진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하는데, 특히 65세 이상은 젊은 층에 비해 대상포진 발생률이 무려 8~10배가량이나 높다고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밝힌 자료에 의하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국내 대상포진 환자 수는 약 67만 명에서 약 74만 명으로 증가했는데, 그중 50대 발병률이 가장 높았다.
대상포진 (초기) 증상 |
대상포진의 초기 증상으로 통증, 가려움, 감각 저하 등의 이상 감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러한 증세는 대상포진의 특징인 피부의 물집[포진]이 생기기 4~5일 전부터 나타날 수 있어서 이를 다른 질환으로 착각하여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옷깃만 스쳐도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은 통증이 있을 수 있고, 개미가 기어가는 듯한 느낌이 드는 사례도 있다.
통증과 이상한 감각을 동반한 띠 모양의 물집은 침범한 신경의 위치에 따라 척추를 중심으로 신체의 한쪽에 국한되어 생기는데 붉은 반점, 물집, 고름 물집이 생긴 뒤 1~2주가 지나면 딱지로 변하면서 떨어진다.
대상포진의 초기에는 감기,몸살과 비슷한 두통, 발열 등 전신증상을 동반하는 경우도 드물게 있다.
발병 부위는 주로 몸통 부분이지만, 시신경이 지나는 곳에 나타나면 심각한 각막염증이나 녹내장이 생길 수 있고, 귀 주변이나 뺨 근처에 생기면 심한 귀통증, 이명, 난청, 안면 마비를 초래할 수도 있어서 안과와 이비인후과 진료가 필요할 수 있다.
대상포진이 치유되고 1개월 후에도 통증이 계속되기도 하는데, 이것을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고 한다.
고령층일수록 대상포진으로 인한 통증이 더 심하고 포진 후 신경통 발병률도 더 높다.
대상포진 치료 방법 |
대상포진 치료 방법으로는 초기 감염이 확장되지 않고 감염 기간을 단축하며 포진 후 신경통 발생을 막기 위해 항바이러스제를 1주일 정도 복용하게 한다.
항바이러스제를 통증 발생 이후 피부 발진이 생기기 전이나 발진 초기에 투여하면 통증 기간을 줄이고 포진 발병 후 신경통 발생도 줄일 수 있다.
따라서 대상포진으로 의심되는 통증이 발생했다면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내원하여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
항바이러스제 치료는 발진이 발생하고 72시간이 지난 후 투여하기 시작하면 치료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가능하면 이 시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그래서 대상포진 치료의 골든타임은 72시간이라고 한다.
급성 대상포진을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90% 이상 통증이 감소하고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하니 이 72시간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에서 밝혔듯이 고3 학생은 골든타임을 놓쳐서 왼쪽 갈비뼈 부위에 광범위하게 포진이 생겨서 극심한 통증에 시달렸고 한 달이 넘도록 고생했다.
그런데 다른 학부모의 사례에서는 오른쪽 이마 부위에 통증이 느껴질 때 대상포진이 의심되어 바로 내원을 해서 진료를 받았더니 아주 수월하게 넘어가는 것을 보면서, 조기에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면 대상포진으로 의심되는 병변이 있을 때 병원의 어느 과로 가야 할까?
발진 이전 통증 단계에서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포진이 생긴 이후 피부과를 찾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대상포진은 단순히 피부 표면의 문제가 아니라 신경계의 문제이고,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마취 통증학과를 찾아가 치료하는 것이 낫다고 한다.
통증 치료실에서 사용하는 대상포진 치료 방법에는 약물요법, 신경 차단요법, 경피 전기 신경자극, 레이저 조사법, 피부 동결법 등이 있다고 한다.
대상포진의 감염성 |
대상포진의 감염성, 즉 전염이 되는지 여부에 대한 정보 중에도 잘못된 점이 있었다.
전염이 된다는 의견도 있고, 안 된다는 주장도 있었다.
수두를 앓은 적이 없는 사람이 감염자의 기침과 재채기 시 나온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노출되거나 대상포진 환자의 물집에 접촉하면 대상포진이 바로 전염되는 것은 아니고 수두에 걸릴 수 있다고 한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가 대상포진에 걸렸다면, 아이와의 접촉을 특히 피해야 한다.
그리고 수두는 면역력이 낮은 사람이나 임산부, 아기에게는 쉽게 전염될 수 있으므로 수두나 대상포진에 걸렸다면 대중목욕탕이나 수영장 출입은 삼가야 한다.
대상포진 예방접종 |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대상포진의 과거력 유무와 상관없이 60세 이상의 모든 성인에 1회 접종할 것을 권한다.
50~59세 성인은 개개인의 상태에 따라 접종 여부를 결정하도록 권장하고 있지만, 최근 50대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어서 가능하면 미리 접종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대상포진을 앓고 난 직후에는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향상되고 이는 대상포진 백신의 효과를 감소시키는 원인이 되므로 대상포진에서 회복된 후 6~12개월 지나고 나서 접종하도록 권하고 있다.
대상포진 예방접종 가격은 지역 커뮤니티에서 접종한 사람의 사례를 찾아보니 12~18만 원까지 병원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났다.
2018년에 질병관리청에서 대상포진 무료 접종 도입을 위한 연구를 의뢰한 적이 있었는데, 이것이 대상포진 백신을 무료 접종하기로 결정된 것처럼 언론에서 잘못 보도하여 질병관리청에서 보도 해명자료를 내기도 했었다.
며칠 전에는 전 연령대에서 90% 이상의 효과를 보이는 새로운 대상포진 백신이 나와서 국내 식약처에 허가 신청을 내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아래 참조)
newsis.com/view/?id=NISX20210421_0001415250&cID=10434&pID=13100
예방효과 98%의 대상포진 백신이 온다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예방 효과 90% 이상의 대상포진 백신이 국내에서도 쓰이게 될 전망이다
www.newsis.com
다음으로, 대상포진에 대해 간략하면서도 핵심 정보를 잘 담고 있는 질병관리청에서 제작한 카드 뉴스가 있어서 소개한다.
대상포진에 대한 대중의 공포심이 코로나 이후로 더 심해진 것 같아서 대상포진의 초기 증상과 감염 여부, 치료법과 예방 백신에 대해 알아보았다.
예방 효과가 탁월한 백신이 속히 출시되고, 적정 연령층에 대해 국가에서 무료로 접종해 주는 날이 와서 많은 사람이 대상포진의 공포로부터 해방되기를 바란다.
[내용 추가]
이 포스팅 이후 왼쪽 갈비뼈 부분이 콕콕 쑤시면서 아파서 자세히 보니 좁쌀만한 물집이 하나 잡혀 있었다.
보자마자 멘붕.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대상포진 포스팅하려고 며칠 동안 자료를 찾아 정리하고 글을 썼더니 얘가 자기 찾는 줄 알고 나를 찾아왔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로부터 이틀째는 일요일이었는데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 점점 불안해졌다.
골든타임 72시간이 다가올수록 불안감이 심해져 수소문 끝에 휴일에도 진료를 하는 병원을 찾아 전화 문의를 했다.
대답은 예상했던 대로 일단 내원해서 원장님께 진료 먼저 받으란다.
더 이상의 물집은 생기지 않아 대상포진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지만 마음으로는 이미 환자가 다 되었던 그날의 그 이상한 증세를 겪고나니, 때로는 아는 게 병이 될 수도 있다는 것, 막연한 두려움이 스스로를 옭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큰 두려움과 작은 깨달음도을 주는 대상포진, 평생 나와 만나는 일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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