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애드센스 14 시간만에 승인, "이거 실화냐?"
“ 14 주? 아닙니다. 14 일? 그것도 아닙니다. 그냥 14 시간입니다. “ |
블로그에 대해 관심도 사전 지식도 없던 내가 어느 날 갑자기, 그야말로 얼떨결에 티스토리를 시작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올해 들어 여유 시간이 많아졌다.
뜻밖의 휴식을 맞아 잘 노는 것이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해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며, 이렇게 호사를 누려도 되는지 왠지 황송했다.
시간을 쪼갤 필요 없이 뭉터기로 쓸 수 있게 되니 분산 투자가 안 되는 게 문제였다.
넷플릭스와 유튜브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내다가, 나도 콘텐츠를 소비만 할 게 아니라 생산도 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티스토리 블로그로 많은 수익을 얻고 있다는 유튜버의 영상을 보면서 나도 블로그를 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수익이 있으면 더 좋겠지만, 그쪽으로 문외한인 나는 수익보다는 내 시간을 투자한 성과물을 만들고 싶었다.
막상 시작하려니 블로그에 대해 아는 것이 1도 없어 막막하기만 했다.
요즘 같은 언택트 시대엔 그쪽 분야의 유튜버 선생님을 한 분 모시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해, 검색 끝에 '아보느'님을 1:1 과외 선생님으로 모셨다.
어찌나 차근차근 설명을 잘하시는지 영상 하나를 볼 때마다 내 티스토리 블로그가 조금씩 다듬어졌다.
스킨, 카테고리는 그렇다 쳐도, HTML, CSS, 파비콘, 코드 생성, 네이버 웹마스터 도구, 구글 애드센스 등 생소한 단어들이 난무하는 강의 중 잠깐만 집중 안 하면 우주 고아가 되어 버리기도 했다.
이땐 선생님께 정중히 다시 설명을 부탁드리면, 귀찮은 기색 하나 없이 이전과 똑같이 몇 번이고 알려 주셨다.
반복 재생의 힘!
아보느님은 기와집 짓는 법을 가르쳐 주셨지만, 재료도 능력도 부족한 나는 어렵거나 품이 많이 드는 작업은 과감히 생략해서 겨우 초가집 같은 블로그를 만들 수 있었다.
여기까지가 서론이고,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구글 애드센스 승인 이야기를 해 보겠다.
애드센스 승인과 관련된 카더라가 너무나 많아서 처음부터 아예 기대를 안 했다.
앞에서도 밝혔지만 내가 블로그를 운영하게 된 이유는 세 가지이다.
첫째, 내 노력의 가시적 성과물을 남기자.
둘째, 지금까지 콘텐츠를 소비만 했으니, 이젠 누군가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생산자도 되어 보자.
셋째, 수익 창출은 덤이라고 생각하자.
9월 1일 티스토리 회원 가입, 2일에 처음 글을 올리기 시작해 9월 21일 구글 애드센스 신청할 때까지 16 개의 포스팅을 올렸다.
1 일 1 포스팅이 목표였지만 10일, 12일, 16일, 20일엔 빠뜨려서 20일 간 총 16개를 올렸고, 글자 수는 짧은 건 1500자, 긴 건 3000자 정도 된다.
지금은 시간이 좀 줄긴 했지만, 처음엔 포스팅 하나 작성하는데 10 시간이 훨씬 더 들었다.
글을 쓰는 시간보다 쓸거리를 찾으면서 이것저것 찾아보느라 시간을 다 보냈다.
그런데 그 시간이 지루하거나 아깝지 않고 재미있어서, 어떤 날은 밥도 안 먹고 예닐곱 시간을 컴퓨터 앞을 떠나지 않았다.
내가 원하던 '가시적 성과물'인 포스팅이 쌓여 가는 것만으로도 소기의 목적은 이미 달성하고 있었다.
열여섯 번째 포스팅을 올리고 9월 21일 밤 10시 47분에 애드센스 신청을 했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알아 본 바로는 코로나로 승인이 늦어진다, 빨라도 2주일 이상 걸린다, 요즘은 승인이 어려워 애드 고시라고 한다, 네 번 거절 끝에 다섯 번째 겨우 승인받았다 등 들은 말이 많아서 그냥 잊기로 했다.
애드센스 승인 결과는 내가 자주 사용하지 않는 G메일로 통보한다기에, 23일 오전에 폰 홈 화면에 G메일을 배치해 두려고 보니 안 읽은 메일이 수백 개 쌓여 있었다.
받은 메일함을 정리하자는 생각에 메일을 열었는데, 앗! 이럴 수가......
이미 승인되었다는 메일이 와 있었다.
순간 기쁘기보다는 너무나 얼떨떨했다.
그 어렵다는 애드 고시를 이렇게 쉽게 통과했다니 믿기지가 않아 다시 봐도 축하한단다.
9월 21일 오후 10시 47분에 신청해서, 22일 오후 12시 54분에 승인 메일을 받았으니 정확하게 14시간 7분 만이다.
소가 뒷걸음질 치다 쥐를 잡은 건지, 구글에 나도 모르는 나의 키다리 아저씨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나의 애드 고시는 그렇게 맥없이 통과가 되었다.
오랫동안 준비하고 기다렸는데 거절 메일에 좌절했다가 다시 도전했던 분들이 보면 재수(?) 없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나로선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애드센스 승인 기준이 뭔지 알 길이 없기에 조언 따위는 할 형편도 못된다.
굳이 팁을 말하자면, 욕심 없이 최선을 다해 포스팅을 했다는 정도가 다이다.
애드센스 승인이 목적이 아니라 티스토리 블로그에 글 올리는 것이 목적인 것을 구글이 알았을까?
승인을 받고도 꾸물거리고 있으니 구글이 또 메일을 보내왔다.
고맙게도 계정을 활성화하여 수익을 창출하라고 독촉까지 해 주는 것이었다.
다시 아보느님의 도움을 받아 더듬거리며 광고를 달았다.
성취감이 장난이 아니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이 뿌듯함만으로도 감사한데, 돈까지 준다니 구글이 고맙다.
돈을 벌기엔 아직 방문자 수가 너무나 적지만, 어떻게 알고 왔는지 내 블로그를 찾아 주는 한 분 한 분이 너무나 소중하고 감사하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바로, 님! 님께 감사드립니다~^^)
'구글 애드센스 14 시간 만에 승인'이라는 제목을 보고 꿀팁을 기대하고 오신 분이 계실까 봐 나의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티스토리 블로그를 '주'로 하고 애드센스는 '객'으로 봤더니 빛의 속도로 승인해 주더라는 것이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이유는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쭉 믿고 가려고 한다.
그리고 나처럼 부족한 사람도 되니, 혹시 거절당했더라도 용기 잃지 말고 다시 도전해 보시길 권한다.
애드센스 홈페이지에 가니 뭘 자세히 알아 보고 수익을 늘리란다.
또 더듬거리며 그 뭔가를 '자세히 알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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