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해 일상의 모습이 하루아침에 바뀌고 마스크가 생필품이 된 2020년도 벌써 저물어 가고 있나 보다.
김난도 교수가 이끄는 서울대학교 소비 트렌드 분석센터에서 발간하는 '트렌드 코리아' 2021년 판이 출간되어 벌써 4주째 서점가의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 전염병이 광범위하게 확산된 상황에서도 날뛰는 소를 능숙하게 길들여내는 카우보이처럼, 내년 백신(Vaccin)의 기원이 된 소(Vacca)의 해를 맞이하여 희망을 잃지 말자는 의미로 'COWBOY HERO'를 2021년의 10대 키워드로 선정했다고 한다.
Coming of ‘V-nomics’ | 브이노믹스 |
브이노믹스는 바이러스가 바꾸어 놓았고, 앞으로 바꾸게 될 경제를 의미한다.
'90%의 경제'라는 말처럼 경제 규모가 축소되며,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개로 산업 구조가 급격히 재편되면서 이러한 환경에 적응하는 산업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한다.
Omni-layered Homes | 레이어드 홈 |
레이어드(layered:층이 있는)라는 말처럼, 집이 여러 개의 공간과 층위로 나뉜다.
기존과 같은 의식주를 해결하는 공간으로서만이 아니라 직장과 학교와 같은 외부 활동이 집에서 이루어지고, 집 근처 인근 동네에서의 생활이 주를 이룬다.
We Are the Money-friendly Generation | 자본주의 키즈 |
돈과 소비에 편견이 없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들을 V-nomics를 이끌어갈 주요 소비층으로 본다.
어릴 때부터 자본주의의 생리를 체득한 이들이 '자본주의 키즈'로서 브이노믹스와 그 이후를 이끌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Best We Pivot | 거침없이 피보팅 |
원래 피보팅은 스포츠 용어이다.
드리블을 하고 가다가 앞에 수비수에 막히면 방향을 선회하는 것처럼, 코로나 같은 위기 상황에서 제품, 전략, 마케팅 등 경영의 다양한 측면에서 새로운 가설을 세우고, 계획을 수정해 나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On This Rollercoaster Life | 롤코라이프 |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같은 순간의 짜릿함은 즐기되, 내리고 나면 뒤도 안 돌아보고 새로운 즐길거리를 찾는 삶을 롤러코스터와 같다고 해서 롤코라이프라고 한다.
대중들은 재미있는 밈(meme: 인터넷에 재미난 말을 적어 넣어서 다시 포스팅 한 그림이나 사진)을 따라 우르르 몰려가기도 하고 다른 재미를 찾으면 가차 없이 돌아선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특성을 감안해, 치고 빠지는 식의 마케팅 전략인 '숏케팅'을 구사한다.
Your Daily Sporty Life | #오하운, 오늘하루운동 |
코로나로 인한 건강 증진과 면역 강화를 넘어 운동으로 성취감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관련 기기나 플랫폼 시장이 성장하면서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디자인하는 브랜드의 역할이 강화될 것이다.
Heading to the Resell Market | N차 신상 |
당근마켓 같은 곳에서 거래되는 물건을 남이 쓰던 것이 아닌 여러 차례 거래되어도(N차) 신상으로 여기며 거래를 즐긴다.
중고시장을 물건 거래 장소로만 한정하지 않고 취향을 공유하는 투자처이자 커뮤니티 공간으로 인식한다.
Everyone Matters in the ‘CX Universe’ | CX 유니버스 |
갈수록 판매되는 상품과 브랜드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고객 경험(CX:Customer eXperience)을 단편적인 접점 관리에 그치지 않고, 마블 유니버스처럼 특정 브랜드의 세계관을 공유하여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도록 총체적으로 관리한다.
‘Real Me’: Searching for My Real Label | 레이블링 게임 |
과거처럼 자기 정체성에 맞는 브랜드를 찾는 것이 아니라, 이런 브랜드를 구매하는 나는 이런 사람이라는 식의 소비행태를 통해 자아 정체성을 찾으려 한다.
소비자와 브랜드 사이의 정체성 동일시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Ontact’, ‘Untact’ with a Human Touch | 휴먼터치 |
코로나 이후 사람끼리 접촉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언택트(untact)'와 모든 것이 온라인에서 이루어진다는 '온택트(ontact)'가 대세라고는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조직관리와 경영에서 인간적인 숨결과 손길인 휴먼터치가 필요함을 강조한다.
지금까지 인간의 역사를 예수의 탄생을 기점으로 기원 전후로 나누었다면, 이제는 코로나를 전후로 BC(Before COVID) AD(After Disease)로 나눠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코로나가 인간의 삶을 하루아침에 급격히 바꾸어 놓았다.
수백 년에 걸쳐 일어날 변화가 단 몇 달만에 휘몰아치면서 변화하는 세태에 기민하게 적응하지 못하면 기업도, 사람도 생존하기 어려운 세상이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에 접촉과 소통의 감소로 인한 관계의 결핍까지 더해져 힘들고 어려운 때를 보내고 있다
2021 신축년에는 어느 해보다 내가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고 나도 누군가로부터 희망을 얻는, 사람이 희망인 것을 경험하는 해가 되길 바라며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라고 노래한 박노해 시인의 시 '다시'를 읽어 본다.
다 시 / 박노해
희망찬 사람은
그 자신이 희망이다
길 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새길이다
참 좋은 사람은
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
사람 속에 들어 있다
사람에서 시작된다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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