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엄치는 조개가 있다고 하면 믿겠는가?
지느러미도 꼬리도 없는 조개가 헤엄을 치다니 의아하게 생각되는 건 당연하다.
가리비는 위협을 받으면 패각을 강하게 여닫으면서 제트엔진처럼 물을 분사하여 물속에서 몸을 띄워 이동을 한다.
그런 모습이 마치 헤엄치는 것처럼 보여서 헤엄치는 조개라는 별명이 붙었다.
조개를 뜻하는 일본어 '가이(ガイ)'에 날아다닌다는 뜻의 '비(飛)'가 더해져 가리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설도 있다.
경남 고성군의 자란만은 미국 FDA가 인정한 수출용 패류 생산 지정지로 가리비 청정 산지이다.
우리나라 한 해 가리비 유통량의 70%에 해당하는 6,600t을 생산하고 있는 고성군에서는 가리비 제철을 맞아 11월 중에 온라인으로 가리비 수산물 축제를 열어 홍보와 판로 개척을 하고 있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가리비 대부분은 양식이지만, 자연산과 마찬가지로 플랑크톤만 먹고 자라므로 맛에 큰 차이는 없다고 한다.
가리비에는 단맛을 내는 아미노산인 글리신이 많이 들어 있어 달큼하고 맛있는 데다 효능도 다양하다.
리신, 아르기닌, 글리신, 메티오닌과 같은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여 성장기 어린이의 발육을 촉진하고, 타우린 성분이 콜레스테롤을 낮춰 주어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단백질과 미네랄은 풍부하지만, 칼로리와 콜레스테롤이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 안성맞춤이며, 각종 채소와 같이 섭취하면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할 수 있다.
가리비를 가장 간편하게 먹는 방법으로는 회나 찜, 구이가 있고, 담백하고 시원한 맛을 즐길 수 있는 국물 요리는 위장을 보호해 준다.
우리나라 근해에 서식하는 가리비의 종류로는 비단가리비,참가리비, 국자가리비, 해가리비, 고랑가리비, 일월가리비, 홍가리비 등 총 12종이 있다.
그중 요즘 쉽게 살 수 있는 것은 홍가리비나 참가리비이고, 비단가리비는 전에는 양식이 불가능하여 자연산만 있었기 때문에 가격이 아주 비쌌다.
자연산 가리비는 주로 대흑산도 주변 해역에서 소형 형망이나 잠수기에 어획되는데, 경제적 가치가 높아 이 지역 어민들의 높은 소득원이었다고 한다.
자연산 비단가리비는 양식보다 껍질이 작고 거칠지만 알이 실하고 단맛이 뛰어나다는 소문만 들었을 뿐 아직 먹어 본 적은 없다.
포스팅을 위해 찾아보니 자연산 비단가리비를 판매하는 곳이 딱 한 군데 있었다.
이번 기회에 그 맛있다는 자연산 비단가리비의 세계에 입문해 봐야겠다.
몇 해 전에 온라인 마켓을 통해 가리비를 처음 샀을 때, 엄청난 양을 닦느라 너무 힘들어서 한동안 가리비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패각에 따개비와 이물질이 너무 많이 붙어 있어서 솔로 하나하나 닦느라 몇 시간 기운을 빼고 나니, 차라리 안 먹고 말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작년 12월에 90% 정도 세척이 된 상태로 판매를 한다는 업체를 발견해서 주문했는데, 맨눈으로 보기에도 전에 샀던 것과는 비교가 안 되게 깨끗해서 아주 손쉽게 손질할 수 있었다.
가리비를 손질하는 방법은 조리법에 따라 약간 다르다.
조리 전에 빛이 들어오지 않는 통에 가리비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소금을 넣어 한 시간 정도 담가 해감시키는 것은 공통 사항이다.
찜이나 구이는 해감 후 헹구어 그대로 굽거나 쪄서 먹으면 되고, 국물 요리를 할 때는 패각을 솔로 문질러 깨끗이 닦은 후 요리한다.
가리비를 찔 때는 청주나 요리 술을 가리비 위에 100mL 정도 뿌린 후 찌면 비린 맛을 잡아 준다.
센 불에서 김이 나기 시작한 지 5분 정도 지난 후 중불로 줄여서 3분 정도 뜸을 더 들이면 탱글탱글한 식감의 가리비를 즐길 수 있다.
너무 오래 찌면 질기고 단물이 빠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찜기에 담을 때, 가리비 살이 붙어 있어 패각이 더 무거운 쪽이 아래쪽으로 향하도록 하면 단물이 빠지지 않고 고여 있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모든 식자재가 다 그렇지만 가리비도 배송 즉시 손질하여 조리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혹시 여의치 않다면 하루 이틀 정도는 물에서 건져 냉장 보관이 가능하다.
더 오래 두고 먹고 싶다면 살만 발라 냉동 보관한다.
고성군에서는 고성 가리비 축제 때 유튜브를 통해 가리비 찜 이외에도 무침, 우동('가락국수'로 순화해야 할 일본말이지만 유튜브의 표기 그대로 옮김-깨알 변명), 잡채, 등 다양한 가리비 요리를 소개하였는데 그중 가리비 우동을 보니 갑자기 국물 맛이 몹시 궁금해진다.
가리비 5kg 정도 사서 찜, 버터구이, 우동까지, 가리비 파티를 열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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