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들어 일기 예보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이른바 '최강 한파'
최저 기온을 계속 갈아치울 만큼 점점 더 추워지는 이유는 북극지방의 고온 현상과 태평양의 시원한 라니냐가 만나 기압골을 형성하였고, 찬 공기가 그 기압골을 타고 한반도 위쪽을 관통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결과 영하 30도 이하의 찬 공기가 우리나라 상공에 머물면서 강원도 영서 지방과 경기 북부 지방은 영하 20도, 경기 남부와 중부지방은 영하 15도로 내려갈 것이라고 기상청에서 예보하고 있다.
안 그래도 코로나로 경제가 얼어붙었는데 날씨마저 점점 더 추워지니 어깨 펼 날이 없다.
그렇다고 난방을 무턱대고 하기에는 난방비 걱정이 앞선다.
이럴 때 난방비 걱정 없이 손쉽게 찬 손발을 녹이고 따뜻함을 즐길 수 있는 것이 바로 보온 물주머니이다.
오래전 학교에서 근무할 때 보온 물주머니는 거의 모든 선생님의 겨울 생필품이었다.
당시만 해도 교무실 한가운데에 난로가 있기는 했지만, 벽이나 창문 쪽 자리는 시베리아 벌판 같아서 수업이 비는 시간에는 늘 물주머니를 무릎 위에 얹어 두고 업무를 보았었다.
물을 넣는 부분을 긴 집게로 집어 밀봉을 했는데, 오래 사용하면 집게가 벌어져 물이 새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했다.
고무 냄새가 오랫동안 고약하게 나서 보온 물주머니를 끼고 있으면 몸에 냄새가 배기도 했지만, 그 따뜻함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당시에는 보온 물주머니 없이는 겨울을 못 날 것 같았는데, 학교를 떠난 이후로는 그 존재 자체를 까맣게 잊고 살았다.
그러다가 어느 해 겨울, 작은 방의 베란다 확장 위치에 책상을 두었던 적이 있었다.
그곳은 원래는 베란다였기 때문에 난방 호스가 아예 지나가지 않는 곳이라, 책상에서 일을 볼 때 수면 양말까지 챙겨 신어도 발이 시렸다.
그래서 전기방석을 사서 바닥에 깔았지만, 효과는 별반 없었다.
찜질팩을 데워 발을 올려놓으니 따뜻해서 좋기는 한데, 너무 금방 식어서 매번 다시 데우려면 여간 성가신 게 아니었다.
다른 뾰족한 수가 없을까 하고 고민하다가, 갑자기 학교 근무 시절 사용했던 그 보온 물주머니 생각이 났다.
온라인 쇼핑몰을 두루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것이 독일제 '파쉬(fashy) 보온 물주머니'였다.
당시만 해도 파쉬 보온 물주머니 파는 곳이 많지 않았고, 커버도 몇 가지 안 되어 선택의 폭이 좁았다.
그래도 뚜껑으로 여닫을 수 있어 편리해 보였고, 물을 넣는 입구 부분도 넓게 되어 있는 것이 예전의 집게 보온 물주머니보다 물 보충할 때 훨씬 안전해 보였다.
벨벳 커버까지 포함해 바로 주문해서 쓰기 시작해 지금까지 7년 이상 사용하고 있다.
권장 사용 기간은 5년이라고 하는데 약간 늘어난 것 말고는 아직 별문제는 없어 보인다.
그래도 뜨거운 물을 넣어 사용하는 거라 너무 오래 쓰는 건 아무래도 위험할 것 같아 이제 보내 줘야 하는데, 겉보기에 말짱해서 자꾸 쓰게 된다.
관리만 잘하면 내구성은 걱정 안 해도 될 정도로 질기고도 질기다.
요즘처럼 추울 때 몇 가지 사용상의 주의 사항만 지키면 파쉬 보온 물주머니 덕을 톡톡히 볼 수 있을 것이다.
정수기 온수를 받아 넣는다는 사람도 있는데, 뜨끈한 걸 좋아하는 나는 물을 끓여 한 김 식혀서 사용한다.
2L들이라고 하더라도 물은 1/2~ 2/3 정도만 채우고, 뚜껑을 닫기 전 반드시 물주머니를 살짝 눌러서 공기를 빼 주어야 오래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찜질할 때는 물주머니가 너무 빵빵한 것보다는 살짝 헐렁한 것이 밀착감도 좋고 무겁지 않아서 좋다.
파쉬 보온 물주머니는 입구가 넓어서 물을 담기 편하고 안전하게 되어 있지만, 그래도 뜨거운 물을 담을 땐 항상 고무장갑을 낄 것을 권한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니까.
그리고 뚜껑이 잘 닫혔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사용해야 한다.
딱 한 번, 뚜껑이 잘못 닫힌 걸 모르고 들었다가 물이 새서 식겁한 적이 있었다.
천만다행으로 그땐 물 온도가 그다지 높지 않았으니 망정이지,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
약간의 주의만 기울이면, 겨울에 이불 속이나 손발을 따뜻하게 할 때는 물론이고, 계절을 불문하고 찜질용으로 이만한 게 없다.
배가 싸늘하면서 아프거나 생리통이 있을 때, 파쉬 보온 물주머니에 뜨끈한 물을 담아 식을 때까지 배에 올려두면 통증이 확연히 가라앉는다.
손발이 찬 나에게는 이게 효자 중의 효자이다.
처음 산 것이 오래되어서 탈이라도 날 것에 대비해 이삼 년 전에 미리 새것을 사 두기까지 했다.
요즘 온라인 쇼핑몰에 올라온 걸 보니, 가격은 오히려 싸졌고 커버는 종류가 아주 다양해서 예쁜 캐릭터 커버도 많았다.
이번에는 흰색에 커버는 알록달록한 색감이 예쁜 니트 페루로 선택했다.
그런데 벨벳보다 재질이 더 얇아서 실용성은 좀 떨어지는 것이 아쉽기는 하다.
이럴 땐 수건을 한 번 감아서 쓰면 된다지만, 좀 번거로운 건 사실이다.
포스팅을 하는 지금도 내 발 밑에선 파쉬 보온 물주머니가 열일하고 있다.
발이 따뜻하니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한 번 써 보면, 큰돈 안 들이고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어서 널리 소문내고 싶어진다.
갑자기 떠오르는 시 한 편....
너에게 묻는다/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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